책 소개
여성들은 ‘예쁘게’ 자신의 모습을 담지만 너무 튀지는 않게, 다른 사람의 시선을 받되 그러한 노출이 지나치지 않기를 원한다는 점에서 모순적인 태도를 취한다. 나는 촬영자 여성들이 ‘좋아서 찍는’ 사진 속에 녹아든 즐거움과 재미, 슬픔, 그리고 공포를 읽어냈다. 그리고 페미니스트로 자임하지 않는 여성들이 자기사진을 통해 ‘내 몸의 이미지’에 대한 소유권을 자각하고 주장하는 과정을 추적하고자 했다. (49쪽)
그 어느 때보다 SNS의 영향력이 팽창되어 있는 지금, 인스타그램은 시각 이미지를 통한 과시와 명성의 자본화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유명해진 인플루언서는 연예인에 버금가는 인기와 파급력을 누리고, 생활용품에서 음식, 여행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서 ‘인스타그래머블’한지가 선택의 중요한 고려사항이 되며, 갈수록 과시만을 위한 산업이 발달한다는 뉴스가 호들갑스럽게 전해진다. 그리고 이런 경향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의 중심에는 젊은 여성들이 있다.
이들은 특별한 날은 과하리만큼 유난스럽게, 특별한 순간이 아닐 때조차 시시때때로 스마트폰을 들고 ‘인스타용’ 셀카를 촬영한다. 일반적인 소득수준을 고려할 때 접근이 어려운 식당이나 호텔을 찾아다니며 인증샷을 남겨 업로드하고, 그렇게 쌓은 인지도를 이용해 거꾸로 수익을 얻으며 과시욕과 과소비를 부추기는 주범으로 질타의 대상이 된다.
자신의 모습에 도취한, 별난 나르시시스트로 여겨지는 이들이 자신의 모습을 열심히 사진에 담고 SNS에 올리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이렇게 ‘나’를 찍는 여자들은 정말 나르시시스트일까? 이런 질문에서 출발한 『빈틈없이 자연스럽게』는 ‘나’를 찍는 동시대 여성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여성과 사진 기술의 관계를 탐색하는 문화비평서이자, 촬영과 재현의 대상에서 주체로 변모한 여성들의 위치를 보다 거시적인 맥락 속에서 포착하고자 한 시도의 결과물이다.
작가 소개
황의진
여성과 기술, 환경의 상호관계를 인류학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일에 큰 흥미를 느껴 연구자의 길로 들어섰다. 젊은 여성들이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SNS에 공유하는 현상에 주목해 여성과 사진 기술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로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인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같은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지금은 음식물쓰레기 처리를 둘러싼 사회문화적 인식과 관련 시설의 상호작용을 연구하고 있다.
책 소개
여성들은 ‘예쁘게’ 자신의 모습을 담지만 너무 튀지는 않게, 다른 사람의 시선을 받되 그러한 노출이 지나치지 않기를 원한다는 점에서 모순적인 태도를 취한다. 나는 촬영자 여성들이 ‘좋아서 찍는’ 사진 속에 녹아든 즐거움과 재미, 슬픔, 그리고 공포를 읽어냈다. 그리고 페미니스트로 자임하지 않는 여성들이 자기사진을 통해 ‘내 몸의 이미지’에 대한 소유권을 자각하고 주장하는 과정을 추적하고자 했다. (49쪽)
그 어느 때보다 SNS의 영향력이 팽창되어 있는 지금, 인스타그램은 시각 이미지를 통한 과시와 명성의 자본화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유명해진 인플루언서는 연예인에 버금가는 인기와 파급력을 누리고, 생활용품에서 음식, 여행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서 ‘인스타그래머블’한지가 선택의 중요한 고려사항이 되며, 갈수록 과시만을 위한 산업이 발달한다는 뉴스가 호들갑스럽게 전해진다. 그리고 이런 경향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의 중심에는 젊은 여성들이 있다.
이들은 특별한 날은 과하리만큼 유난스럽게, 특별한 순간이 아닐 때조차 시시때때로 스마트폰을 들고 ‘인스타용’ 셀카를 촬영한다. 일반적인 소득수준을 고려할 때 접근이 어려운 식당이나 호텔을 찾아다니며 인증샷을 남겨 업로드하고, 그렇게 쌓은 인지도를 이용해 거꾸로 수익을 얻으며 과시욕과 과소비를 부추기는 주범으로 질타의 대상이 된다.
자신의 모습에 도취한, 별난 나르시시스트로 여겨지는 이들이 자신의 모습을 열심히 사진에 담고 SNS에 올리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이렇게 ‘나’를 찍는 여자들은 정말 나르시시스트일까? 이런 질문에서 출발한 『빈틈없이 자연스럽게』는 ‘나’를 찍는 동시대 여성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여성과 사진 기술의 관계를 탐색하는 문화비평서이자, 촬영과 재현의 대상에서 주체로 변모한 여성들의 위치를 보다 거시적인 맥락 속에서 포착하고자 한 시도의 결과물이다.
작가 소개
황의진
여성과 기술, 환경의 상호관계를 인류학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일에 큰 흥미를 느껴 연구자의 길로 들어섰다. 젊은 여성들이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SNS에 공유하는 현상에 주목해 여성과 사진 기술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로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인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같은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지금은 음식물쓰레기 처리를 둘러싼 사회문화적 인식과 관련 시설의 상호작용을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