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형 : 130 x 210 mm
구성 :
페이지 : 160
출판사 : 사월의눈
출판년도 : 2016. 9
ISBN 978-89-969373-5-7 (03660)
책 소개
"거리의 간판과 더불어 아파트 외벽에 그려진 글자를 관찰하는 것은 과거의 타이포그래피를 현재의 일상에서 볼 수 있는 기회이다. 작명과 표현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 지금, 1980년대에 그려진 글자 레터링은 어디서 볼 수 있을까. 잡지 제호나 광고 지면에 무수히 많던 글자 레터링은 어디론가 숨어버렸다. 하지만 거대한 아파트 벽면 글자 레터링은 아직 숨지 않았거나 ‘못’했다. 언젠가 그 벽이 허물어질 때, 글자도 함께 사라질 것이다." - 정재완
거리글자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갖고 이에 관한 석사논문을 쓰기도 했던 북 디자이너 정재완은 2009년 초, 대구로 이주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새로운 유형의 거리글자에 대해 눈을 뜨게 되는데, 바로 아파트 글자였다. 대구 동쪽 시지에 자리한 5층 짜리 ‘경북아파트'가 발단이었다. 대구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달구벌대로변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측벽에 ‘경북아파트'라는 이름의 단단하고 짜임새 있는 레터링을 ‘누구나 볼 수 있는 위치’에서 자랑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레터링을 보게 된 전가경은 정재완에게 혹시라도 아직 남아있을 아파트 글자 수집을 제안한다. 이 책은 그래픽 디자인 분야에서 글과 디자인이란 행위로 종사하는 두 사람이 2009년 ‘경북아파트' 레터링을 발견한 이후 틈틈이 수집해 온 아파트 글자들을 선보이는 첫 아파트 글자 콜렉션이다.
약간의 의구심에서 시작한 아파트 글자 수집은 이내 도시 곳곳에 숨어 있는 흥미로운 레터링을 찾는 타이포그래피 여정으로 발전했다. 길을 가다가 유별난 레터링을 보면 폰이나 카메라로 해당 아파트 글자를 담아냈다. 그것은 대구라는 도시가 주는 참신한 혜택이기도 했다. 비교적 저층이면서 오래된 아파트 군락이 여전히 많은 대구에서 아파트 외벽에 칠해진 아파트 글자를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대구에서 70-80년대의 아파트 단지는 여전히 건재했으며, 벽에 칠해진 아파트 글자는 아파트 준공 연도 당시의 레터링 기술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과거의' 무대였다. 그리고 어느덧 아파트 글자 수집은 글자의 조형성 뿐만 아니라 아파트 글자의 ‘사회사'를 읽어나가는 텍스트가 되었다. 아파트 글자는 지역 건설사가 나름의 책략으로 꺼내든 소소한 브랜딩 도구이기도 했으며, 오늘과 다른 아파트 네이밍의 흔적을 보는 장소이자 익명의 ‘타이포그래퍼’ 혹은 ‘레터러letterer’의 존재에 대해 질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 책을 만들며 정재완과 전가경은 그간 ‘두서없이' 수집해 온 수백장의 아파트 글자 사진들을 몇 가지 편집디자인적 기준으로 추려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전국에는 이 두 사람이 담아내지 못하고 또 이 책에 수록되지 못한 수많은 아파트 글자가 존재한다. 그렇기에 이 콜렉션은 한국 아파트 글자에 대한 전방위적 기록이기 보다는, 한국의 독특한 시각문화를 형성한다고 볼 수 있는 아파트 글자에 대한 첫 대중적 환기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한 소기의 목적이라면, 그동안 생산되어 왔던 국내 아파트 관련 담론에 ‘아파트 글자'라는 챕터를 추가로 마련하는 것이다.
아파트 글자가 타이포그래피(디자인), 도시담론, 건축 등과 같은 영역 등을 산만하게 가로지르는 만큼 이 콜렉션에는 다양한 관점에서 이 소재를 바라보는 세 편의 글이 수록된다. 전가경의 글은 수집의 배경 및 아파트 글자와 관련지어 짚어볼 수 있는 다양한 이슈를 거론한다. 글자 디자이너 윤민구는 1세대 외벽도장공인 유영욱을 직접 만나 과거 아파트 글자 현장 및 유영욱의 아파트 글자에 대한 예리한 시선을 기록했다. 건축가 강예린은 아파트 글자의 ‘건축적' 배경에 관한 소중한 자료를 제공했다.
정재완과 전가경의 아파트 글자 수집은 계속 이어진다. 그리고 이 수집이라는 행위와 상관없이 <아파트 글자>는 이 책 한 권으로 끝날 수도 있고, 각 도시에 대판 세부적인 아파트 글자 기록으로 확장될 수도 있다. 낱권의 단행본으로 남을 것인가 혹은 시리즈로 확장될 것인가의 여부는 온전히 이 두 사람의 의지에 달려 있을 뿐이다.
저자 소개
강예린
건축가. 개인과 공공, 기업과 미술관을 대상으로 건축과 미술, 인문학과 건축이 만나는 다양한 지점에서 디자인의 방법론과 역할모델을 제안하며 작업을 실천해 오고 있다. 도시, 마을, 건축, 가구 디자인 분야 뿐 아니라, 리서치, 출판, 기획, 전시 등을 망라하며, 공간을 주제로 한 다양한 형태의 건축적 고민들에 걸쳐 있다.
윤민구
1989년생. 그래픽디자이너 겸 글꼴 디자이너. 글자를 그리고 글꼴로 만든다. 2002년 웹폰트 바른글꼴을 시작으로 다양한 한글꼴을 만들었다. 별도의 관심사는 현대 공룡학. 다양한 분야의 작업자들에게 글자를 재료로 제공하고, 그 협업을 통해 예상치 못한 작업 결과를 생산하는 과정에 흥미가 많다. http://yoonmingoo.net
정재완
북 디자이너. 출판사 사월의눈의 사진책을 디자인하고,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가르친다. 거리의 글자를 수집한다.
전가경
디자인 저술가. 출판사 사월의눈을 운영한다. 그래픽 디자인에 관해 글을 쓰고 강의를 한다.
차례
도시의 캡션, 아파트 글자 전가경 15
아파트 외벽도장공 유영욱과의 만남 윤민구 63
An interview with apartment building painter Yoo Young-wook Yoon Mingoo 145
아파트 글자, 위치 좌표 그리고 측벽 강예린 137
Apartment letters, geographic coordinates and flank walls Yerin Kang 151
-------------------------- 책 속으로 --------------------------
나아가 한국의 아파트에선 나는 아파트 이름과 심볼마크, 아파트 상단에 그려진 글자로 살아왔던 공간들의 희미한 테두리들을 짚어본다. 현대아파트의 보수적인 예서체, 주공아파트의 집 모양 심볼마크, 삼익아파트의 유별난 문장디자인과 신동아아파트의 데코마스적 기업 CI 디자인. 수집하는 한국의 아파트 글자엔 ‘살아야 하는 터전'이라는 인식 이전에 ‘소유하는 상표'로 환원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집단적 기억 그리고 운명이 함께한다.
- 전가경, “도시의 캡션, 아파트 글자” 중
윤민구: 저는 개인적으로 글자를 ‘그린다'는 말을 좋아하는데요. 선생님의 글자 역시 그림처럼 그린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은 글자를 그리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유영욱: 그렇지. 그림을 그리다 보니 글자를 그리기도 어렵진 않더라고. 보는 눈이 있으니까. 지금은 좀 작아져서 보통 한 글자 크기가 1.6-1.7m 정도인데, 멀리서 봤을 때 이상한 부분 없이 예쁘게 보여야 한다는 거야. 처음 글자 그리고 나서도 한 10년은 되어야 제대로 그릴 수 있어. 그러니 프로가 되려면 힘들지. 멀리서 보면 1-2cm만 틀려도 다 티가 나니까 그리기 전부터 가까이서 볼 때와 멀리서 볼 때 어떻게 보일지 머릿속에 다 그려놓아야 해. 설명하긴 어려운데 나만의 공식 같은게 있어. 글자가 우리 키만 하니까 몇 cm 그리고, 몇 cm 이동했는지 기억을 해놔야지 안 그러면 안 맞아. 글자의 두께나 공간에 대한 계산 그리고 간격이 딱 들어 맞아야 해. 사람 눈이라는 게 아주 예민해서 프로가 쓴 것과 프로가 아닌 사람이 쓴 게 생각보다 티가 나거든. 나만 보는 게 아니잖아. 아파트에 사는 사람, 살지 않는 사람 모두가 보는 글자니까. 요새는 공사 현장 소장들도 보는 눈이 있어. 당연히 내 맘대로 막 그릴 수가 없지. 누가 봐도 잘 그린 글자여야 해.
- 윤민구, “아파트 외벽도장공 유영욱과의 만남” 중
측벽의 LH마크의 표기 위치는 동의 측벽 중앙에 배치해야 하고, 아파트 층수에 따라서 지붕 층부터의 여백이 커진다. 높은 아파트일수록 눈에 잘 띄기 위해 상호글씨의 면적은 커지지만, 그래도 전체 측벽의 20% 내외를 넘을 수 없다. 아파트 글씨의 크기와 위치의 공식은 다음과 같다.
5층 이상 10층 미만은 지붕층에서 한 층 아래,
지름이 1.9m인 원형의 LH 혹은 높이 2m의 휴먼시아 마크
10층 이상 15층 미만은 지붕층보다 두 층 아래,
지름이 2.2m인 원형의 LH 혹은 높이 2.2m의 휴먼시아 마크
15층 이상 20층 미만은 지붕층보다 세 층 아래,
지름이 2.5m인 원형의 LH 혹은 높이 2.3m의 휴먼시아 마크
20층 이상인 아파트는 지붕층보다 세 층 아래,
지름이 2.7m인 원형의 LH 혹은 높이 2.5m의 휴면시아 마크
- 강예린, “아파트 글자, 위치 좌표 그리고 측벽" 중
책 소개
"거리의 간판과 더불어 아파트 외벽에 그려진 글자를 관찰하는 것은 과거의 타이포그래피를 현재의 일상에서 볼 수 있는 기회이다. 작명과 표현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 지금, 1980년대에 그려진 글자 레터링은 어디서 볼 수 있을까. 잡지 제호나 광고 지면에 무수히 많던 글자 레터링은 어디론가 숨어버렸다. 하지만 거대한 아파트 벽면 글자 레터링은 아직 숨지 않았거나 ‘못’했다. 언젠가 그 벽이 허물어질 때, 글자도 함께 사라질 것이다." - 정재완
거리글자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갖고 이에 관한 석사논문을 쓰기도 했던 북 디자이너 정재완은 2009년 초, 대구로 이주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새로운 유형의 거리글자에 대해 눈을 뜨게 되는데, 바로 아파트 글자였다. 대구 동쪽 시지에 자리한 5층 짜리 ‘경북아파트'가 발단이었다. 대구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달구벌대로변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측벽에 ‘경북아파트'라는 이름의 단단하고 짜임새 있는 레터링을 ‘누구나 볼 수 있는 위치’에서 자랑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레터링을 보게 된 전가경은 정재완에게 혹시라도 아직 남아있을 아파트 글자 수집을 제안한다. 이 책은 그래픽 디자인 분야에서 글과 디자인이란 행위로 종사하는 두 사람이 2009년 ‘경북아파트' 레터링을 발견한 이후 틈틈이 수집해 온 아파트 글자들을 선보이는 첫 아파트 글자 콜렉션이다.
약간의 의구심에서 시작한 아파트 글자 수집은 이내 도시 곳곳에 숨어 있는 흥미로운 레터링을 찾는 타이포그래피 여정으로 발전했다. 길을 가다가 유별난 레터링을 보면 폰이나 카메라로 해당 아파트 글자를 담아냈다. 그것은 대구라는 도시가 주는 참신한 혜택이기도 했다. 비교적 저층이면서 오래된 아파트 군락이 여전히 많은 대구에서 아파트 외벽에 칠해진 아파트 글자를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대구에서 70-80년대의 아파트 단지는 여전히 건재했으며, 벽에 칠해진 아파트 글자는 아파트 준공 연도 당시의 레터링 기술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과거의' 무대였다. 그리고 어느덧 아파트 글자 수집은 글자의 조형성 뿐만 아니라 아파트 글자의 ‘사회사'를 읽어나가는 텍스트가 되었다. 아파트 글자는 지역 건설사가 나름의 책략으로 꺼내든 소소한 브랜딩 도구이기도 했으며, 오늘과 다른 아파트 네이밍의 흔적을 보는 장소이자 익명의 ‘타이포그래퍼’ 혹은 ‘레터러letterer’의 존재에 대해 질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 책을 만들며 정재완과 전가경은 그간 ‘두서없이' 수집해 온 수백장의 아파트 글자 사진들을 몇 가지 편집디자인적 기준으로 추려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전국에는 이 두 사람이 담아내지 못하고 또 이 책에 수록되지 못한 수많은 아파트 글자가 존재한다. 그렇기에 이 콜렉션은 한국 아파트 글자에 대한 전방위적 기록이기 보다는, 한국의 독특한 시각문화를 형성한다고 볼 수 있는 아파트 글자에 대한 첫 대중적 환기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한 소기의 목적이라면, 그동안 생산되어 왔던 국내 아파트 관련 담론에 ‘아파트 글자'라는 챕터를 추가로 마련하는 것이다.
아파트 글자가 타이포그래피(디자인), 도시담론, 건축 등과 같은 영역 등을 산만하게 가로지르는 만큼 이 콜렉션에는 다양한 관점에서 이 소재를 바라보는 세 편의 글이 수록된다. 전가경의 글은 수집의 배경 및 아파트 글자와 관련지어 짚어볼 수 있는 다양한 이슈를 거론한다. 글자 디자이너 윤민구는 1세대 외벽도장공인 유영욱을 직접 만나 과거 아파트 글자 현장 및 유영욱의 아파트 글자에 대한 예리한 시선을 기록했다. 건축가 강예린은 아파트 글자의 ‘건축적' 배경에 관한 소중한 자료를 제공했다.
정재완과 전가경의 아파트 글자 수집은 계속 이어진다. 그리고 이 수집이라는 행위와 상관없이 <아파트 글자>는 이 책 한 권으로 끝날 수도 있고, 각 도시에 대판 세부적인 아파트 글자 기록으로 확장될 수도 있다. 낱권의 단행본으로 남을 것인가 혹은 시리즈로 확장될 것인가의 여부는 온전히 이 두 사람의 의지에 달려 있을 뿐이다.
저자 소개
강예린
건축가. 개인과 공공, 기업과 미술관을 대상으로 건축과 미술, 인문학과 건축이 만나는 다양한 지점에서 디자인의 방법론과 역할모델을 제안하며 작업을 실천해 오고 있다. 도시, 마을, 건축, 가구 디자인 분야 뿐 아니라, 리서치, 출판, 기획, 전시 등을 망라하며, 공간을 주제로 한 다양한 형태의 건축적 고민들에 걸쳐 있다.
윤민구
1989년생. 그래픽디자이너 겸 글꼴 디자이너. 글자를 그리고 글꼴로 만든다. 2002년 웹폰트 바른글꼴을 시작으로 다양한 한글꼴을 만들었다. 별도의 관심사는 현대 공룡학. 다양한 분야의 작업자들에게 글자를 재료로 제공하고, 그 협업을 통해 예상치 못한 작업 결과를 생산하는 과정에 흥미가 많다. http://yoonmingoo.net
정재완
북 디자이너. 출판사 사월의눈의 사진책을 디자인하고,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가르친다. 거리의 글자를 수집한다.
전가경
디자인 저술가. 출판사 사월의눈을 운영한다. 그래픽 디자인에 관해 글을 쓰고 강의를 한다.
차례
도시의 캡션, 아파트 글자 전가경 15
아파트 외벽도장공 유영욱과의 만남 윤민구 63
An interview with apartment building painter Yoo Young-wook Yoon Mingoo 145
아파트 글자, 위치 좌표 그리고 측벽 강예린 137
Apartment letters, geographic coordinates and flank walls Yerin Kang 151
-------------------------- 책 속으로 --------------------------
나아가 한국의 아파트에선 나는 아파트 이름과 심볼마크, 아파트 상단에 그려진 글자로 살아왔던 공간들의 희미한 테두리들을 짚어본다. 현대아파트의 보수적인 예서체, 주공아파트의 집 모양 심볼마크, 삼익아파트의 유별난 문장디자인과 신동아아파트의 데코마스적 기업 CI 디자인. 수집하는 한국의 아파트 글자엔 ‘살아야 하는 터전'이라는 인식 이전에 ‘소유하는 상표'로 환원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집단적 기억 그리고 운명이 함께한다.
- 전가경, “도시의 캡션, 아파트 글자” 중
윤민구: 저는 개인적으로 글자를 ‘그린다'는 말을 좋아하는데요. 선생님의 글자 역시 그림처럼 그린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은 글자를 그리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유영욱: 그렇지. 그림을 그리다 보니 글자를 그리기도 어렵진 않더라고. 보는 눈이 있으니까. 지금은 좀 작아져서 보통 한 글자 크기가 1.6-1.7m 정도인데, 멀리서 봤을 때 이상한 부분 없이 예쁘게 보여야 한다는 거야. 처음 글자 그리고 나서도 한 10년은 되어야 제대로 그릴 수 있어. 그러니 프로가 되려면 힘들지. 멀리서 보면 1-2cm만 틀려도 다 티가 나니까 그리기 전부터 가까이서 볼 때와 멀리서 볼 때 어떻게 보일지 머릿속에 다 그려놓아야 해. 설명하긴 어려운데 나만의 공식 같은게 있어. 글자가 우리 키만 하니까 몇 cm 그리고, 몇 cm 이동했는지 기억을 해놔야지 안 그러면 안 맞아. 글자의 두께나 공간에 대한 계산 그리고 간격이 딱 들어 맞아야 해. 사람 눈이라는 게 아주 예민해서 프로가 쓴 것과 프로가 아닌 사람이 쓴 게 생각보다 티가 나거든. 나만 보는 게 아니잖아. 아파트에 사는 사람, 살지 않는 사람 모두가 보는 글자니까. 요새는 공사 현장 소장들도 보는 눈이 있어. 당연히 내 맘대로 막 그릴 수가 없지. 누가 봐도 잘 그린 글자여야 해.
- 윤민구, “아파트 외벽도장공 유영욱과의 만남” 중
측벽의 LH마크의 표기 위치는 동의 측벽 중앙에 배치해야 하고, 아파트 층수에 따라서 지붕 층부터의 여백이 커진다. 높은 아파트일수록 눈에 잘 띄기 위해 상호글씨의 면적은 커지지만, 그래도 전체 측벽의 20% 내외를 넘을 수 없다. 아파트 글씨의 크기와 위치의 공식은 다음과 같다.
5층 이상 10층 미만은 지붕층에서 한 층 아래,
지름이 1.9m인 원형의 LH 혹은 높이 2m의 휴먼시아 마크
10층 이상 15층 미만은 지붕층보다 두 층 아래,
지름이 2.2m인 원형의 LH 혹은 높이 2.2m의 휴먼시아 마크
15층 이상 20층 미만은 지붕층보다 세 층 아래,
지름이 2.5m인 원형의 LH 혹은 높이 2.3m의 휴먼시아 마크
20층 이상인 아파트는 지붕층보다 세 층 아래,
지름이 2.7m인 원형의 LH 혹은 높이 2.5m의 휴면시아 마크
- 강예린, “아파트 글자, 위치 좌표 그리고 측벽" 중